KIEP 동향세미나
[동향세미나] 베트남, 고위 인사의 연이은 사임에 정치적 안정성 위협
베트남 김제국 KIEP 세계지역연구센터 동남아대양주팀 전문연구원 2024/05/08
☐ 2024년 3월 보 반 트엉 국가주석(권력서열 2위)이 사임한데 이어 4월 26일에는 브엉 딘 후에 국회의장(권력서열 4위)이 사임함.
- 2023년 최연소 국가주석에 오른 보 반 트엉 국가주석이 3월 20일에 사임, 최단기 국가주석이라는 불명예를 얻음.
- 브엉 딘 후에 국회의장을 약 20년간 보좌한 최측근 팜 타이 하 국회부위원장 겸 국회의장 보좌관이 건설‧부동산 기업 입찰 관련 비리 혐의로 4월 20일 체포됨.
- 이후 ‘관리‧책임을 맡은 기관 또는 직속 부하의 심각한 부패 및 부정행위에 따른 해당 장의 해임’이라는 규정(41-QD/TW 2021)에 따라 브엉 딘 후에의 책임이 논의됨.
- 4월 24~25일에는 정부 온라인 페이지상 국회의장의 신변 변화를 추측할 수 있는 징후(3월 국가주석 사임 직전과 유사)가 포착되어 브엉 딘 후에 국회의장의 사임이 예상되었으며 26일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브엉 딘 후에 국회의장의 사임을 발표함.1)
ㅇ 중앙위원회는 3월 보 반 트엉 국가주석의 사임 때와 마찬가지로 명확한 사임 사유를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규정 위반과 단점으로 인해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공산당과 국가, 자신의 평판이 영향을 받았으며 당 규정과 법에 부합한 책임을 졌다’고 성명을 공개함.2)
ㅇ 베트남은 ‘4개의 기둥’이라 불리는 최고권력 4인의 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되는데, 한 달 여 간 국가주석, 국회의장의 사임으로 두 명만 남게 되었으며 당 최고 정책 결정권 보유한 총 18명의 당 정치국 위원 중 13명만이 남게 됨.
☐ 고위 인사의 연이은 사임은 성역 없는 반부패 운동의 결과로 볼 수 있으나 차기 서기장 자리를 둘러싼 베트남 공산당 내 권력 투쟁의 결과로 보는 의견도 제시됨.
- 2011년 이후 3연임 중인 응웬 푸 쫑 공산당 서기장(80세, 권력서열 1위)은 2016년 첫 연임 이후 ‘불타는 용광로’라 불리는 반부패 운동을 진행 중인데, 2022년 고위급 인사 27명이 징계를 받는 등 반부패 활동이 확산됨.
ㅇ 2022년 12월 두 명의 부총리가 사임한데 이어 2023년 1월 응웬 쑤언 푹 국가주석이 사임했으며 중앙경제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해 17개월 간 총 6명의 고위 지도자가 사임했는데, 이는 잘못과 부정에 대한 예외는 없다는 메시지로 해석되기도 함.
- 최근 고위 지도부의 연이음 사임은 응웬 푸 쫑 서기장의 건강악화 및 임기와 연계해 당 내부 권력투쟁의 결과로 보는 시각도 제기됨.
ㅇ 응웬 푸 쫑 서기장은 고령에도 예외적으로 3연임하였으나 2019년 건강 이상으로 입원, 2023년 말 20여일의 공백 등 건강악화설이 불거져 이번 임기가 사실상 마지막 임기로 평가됨.
ㅇ 이러한 상황에서 차기 서기장 유력 후보로 꼽히던 보 반 트엉 국가주석과 브엉 딘 후에 국회의장의 연이은 사임은 차기 서기장을 위한 권력 투쟁의 결과로 보고 반부패 운동은 정적을 노골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도구로 몰락했다는 평가도 존재함.
ㅇ 반부패 운동을 지휘하던 토 람 공안부 장관 또한 차기 서기장 후보로 급부상 중인데, 현재 건강이 허약한 응웬 푸 쫑 서기장보다 실세라는 평가와 함께 나이(67세)와 평판, 국회의 지지가 낮을 가능성에 따라 서기장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함.
☐ 연이은 고위 인사 사임에 따라 베트남 투자의 매력으로 꼽히던 정치적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투명한 정책과 인사를 통해 의문을 해소하고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됨.
- 풍부한 노동력, 젊은 인구구조,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등에 따라 많은 투자가 지속된 베트남의 최근 연이은 고위 인사의 사임에 따라 투자 매력 중 하나인 정치적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됨.3)
ㅇ 최근의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례 없는 정치적 혼란, 격하고 광범위한 내분 등으로 평가하며 2025년 1월 개최될 전당대회까지 내분이 심화될 가능성도 제기함.
ㅇ 급속한 시장 개방을 경계하는 보수주의자인 응웬 푸 쫑 서기장은 시장 친화적 세력의 세력을 외면했는데, 경제학 박사이며 중앙경제위원장, 감사원장, 재무장관, 경제 부총리를 역임한 브엉 딘 후에 국회의장의 사임으로 당 지도부의 경제적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존재함.
- 현재의 반부패 운동에 대한 회의적 평가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권력 분립과 강력한 법치주의, 언론의 자유, 당에 대한 감사 등 투명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됨.
ㅇ 특히 서기장 선임 관련 투명한 절차와 규정의 부재가 최근 고위 인사의 사임의 원인으로 지적됨.
- 정치적 안정성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고 차기 지도부를 성공적으로 구성해 대외 개방 지향의 베트남의 성장을 지속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됨.
*각주
1) 브엉 딘 후에 국회의장의 4월 초 중국 방문 시 시진핑 주석 등 중국 고위 인사가 시간을 내 대면할 만큼 차기 공산당 서기장이 확실시 되었으며 사임 당일 오전에도 베트남전 종전 49주년 행사에 참석해 이러한 사임 결정은 갑작스런 결정으로 평가되며 사실상 축출로 보는 의견도 존재함(Voice of America, Nikkei).
2) 토 람 공안부 장관이 몇 주 간 브엉 딘 후에 국회의장의 범법행위 증거를 제시하고 중재안을 제시했으나 브엉 딘 후에가 받아드리지 않았으며 이에 토 람 장관은 팜 타이 하 체포를 시작으로 압력을 가했다는 보도도 존재함(rfa.org).
3) 3월 진행된 베트남 주재 외국 상공회의소의 650명의 기업인 대상의 설문 결과 외국 기업은 주로 정치적 안정성을 베트남 투자 매력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남(Voice of A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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