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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태국, 대마초 사용 법제화 이후 사회적 논란 지속

태국 EMERICs - - 2023/05/12

☐ 태국, 대마초 사용 법제화 이후 법적 공백

◦ 태국, 아시아 국가 최초로 대마초 사용 합법화… 법적 공백으로 우려 확산
- 태국 정부는 2022년 6월 9일 향락 목적이 아닌 의료 목적의 대마초를 아시아 국가로서는 최초로 합법화하고, 대마초를 사용이 금지된 마약성 물질 목록에서 제외했다. 이는 대마초 산업을 육성하여 농업과 관광업을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 정책이다. 아누틴 찬비라쿨(Anutin Charnvirakul) 태국 보건부 장관은 의료 및 요리 용도에 한해서 대마초의 사용을 허용한다고 결정하는 한편, 나콘파놈(Nakhon Phanom)을 ‘대마의 도시(Cannabis City)’로 만들어 지역 경제와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태국 관광청(TAT, Tourism Authority of Thailand)은 관광객들에게 공공장소에서 대마초를 흡연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그러나 태국 정부가 추진한 대마초 사용 비범죄화는 최근 합법화 이후 관련 규제가 미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마초 합법화 이후 2023년 2월 구체적인 관련 법안이 통과되기 전 태국 의회가 선거 진행을 위해 해산되면서 법적 공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태국 사회에서는 대마초의 무분별한 흡연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태국 경찰은 오락용 흡연이나 공개된 장소에서의 사용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경고했으나, 로이터(Reuters)통신에 따르면 현재 태국 수도인 방콕(Bangkok)과 관광지를 중심으로 수천 개의 대마초 상점과 사업체가 생겨났으며 공개적 판매도 이루어지고 있다. 

◦ 태국 방문 관광객의 대마초 소지 문제 부상
- 태국을 방문한 일부 외국인 관광객들이 처벌 가능성을 알지 못한 채 대마초를 소지하거나 흡연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태국 여행사협회(TTAA, Thai Travel Agents Association)는 외국 정부 및 관광객 등이 태국에서의 자국민 대마초 사용에 점점 더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행사협회는 태국발 관광객들이 해외로 이동할 때 대마초 함유 식품 및 물품을 지니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싱가포르 여성이 대마초를 시금치 잎으로 착각해 공동 취사장에서 대마초를 조리한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으며, 태국에서 노인들에게 인기있는 제품인 대마초 기름이 외국에서는 마약성 물품으로 사용이 금지되는 등 부주의에 의한 사고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외국 대사관들은 태국 거주 국민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대마초 사용을 피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 태국의 대마초 합법화로 인해 싱가포르 등 이웃 국가에서 마약 사용이 확대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12월 5일 싱가포르 중앙마약국(Central Narcotics Bureau)은 태국 일부 식당에서 대마초를 식재료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자국 국민에게 태국에서 음식 섭취 시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고했다.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 싱가포르 국경 검문소에서는 싱가포르 국민 및 영주권자 69명이 마약 범죄로 체포되었다. 2022년 9월 1일 싱가포르 법무부는 태국의 대마초 합법화를 언급하며 대마초 사용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있는 경우 엄중히 처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대마초 법제화 사안, 경제 및 정치적 논란의 장으로 부상

◦ 대마초 합법화, 경제적 효과 전망 대비 미미해
- 당초 대마초 비범죄화로 도출될 것으로 전망되었던 경제적 효과 또한 예상에 비해 미미한 것으로 진단된다. 태국 상공회의소는 의약용 대마초를 포함한 대마초 산업이 2025년까지 12억 달러(한화 약 1조 5,936억 원)의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추정했으며, 아누틴 보건장관은 대마초 비범죄화가 농부들에게 새로운 작물 선택지를 제공해 수입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배업자들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금전적 이익이 현실화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대마초 재배업자들은 비범죄화 이후 초기 대마초 사용이 크게 확대되면서 국내 대마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대마초가 불법으로 수입되었으며, 그로 인해 국내 재배업자들이 도매가 하락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규모의 파악은 어렵지만 태국에서 대마초 재배업자로 등록된 사람은 110만 명으로, 이들이 모두 대마초를 재배하고 있는지, 미등록 재배업자가 얼마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 한편 일부 대마초 농가와 대마초 사용 지지자들은 대마초의 범죄화 재추진에 반대하고 있다. 2022년 11월 22일 ‘태국 대마초 입법 지지자 네트워크(People's Network for Cannabis Legislation)’는 태국 방콕에서 대마초 범죄화 반대 시위를 개최한 바 있다. 태국 대마초 입법 지지자 네트워크의 초관 초파카(Chokwan Chopaka)는 대마초를 다시 범죄화하면 대마초 판매자와 사용자들에게 피해가 야기될 것이며, 대마 사업이 오히려 지하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6월 총선 앞두고 정당 간 의견 대립 나타나
- 태국이 2023년 5월 14일로 예정된 총선을 앞둔 가운데 대마초 범죄화 문제는 중요한 정치 사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태국 국립개발행정연구원(NIDA, National Institute of Development Administration)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2%가 상업적 목적의 대마초 합법화를 지지하였으나, 72%는 대마초 사용 확대의 부작용에 우려를 표했다. 태국 야당 및 연립 여당인 태국 민주당(Prachathipat) 의원들은 2022년 12월 8일 태국 하원에서 대마초 비범죄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대마초 합법화 이래 6개월간 태국의 청소년들 사이에서 대마초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마초를 마약 목록에 다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국의 제1야당인 푸어타이당(Pheu Thai Party) 또한 대마초를 마약 목록으로 다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대마초의 범죄화에 반대하는 붐야이타이당(Bhumjathai Party)을 비판하였다. 
- 태국 보건부 장관 아누틴 찬비라쿨(Anutin Charnvirakul)과 민주당 이외에 또 다른 연립 여당인 붐야이타이당은 대마초 비범죄화 법안을 적극 추진해온 바 있다. 붐야이타이당은 총선을 앞두고 대마초 합법화 법안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어떠한 정치적 연합에 참여하더라도 대마초 합법화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국 정치전문가들은 붐야이타이당이 이번 총선에서 80~100석을 확보해 큰 발언권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대마초 합법화 법안이 취소되기보다는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등의 방향으로 법안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감수 : 윤진표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Bangkok Post, Cannabis issue still causing jitters, 2023.05.03.
The Straits Times, From watermelon to weed: Thai farmers regret switching to cannabis as prices fall, 2023.04.30.
Reuters, Thailand's promised cannabis bonanza disappoints as politicians trade blame, 2023.04.06.
The Guardian, Consuming cannabis in Thailand: what tourists need to know about marijuana rules, 202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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