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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한국 기업의 동남아 에너지 부문 투자 잠재력: 에너지 저장기술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일반 Dimas Yunianto Putro Indonesian Professionals Association in South Korea (IPA KR) MBA, PhD 202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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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해 에너지 수요가 올라간 동남아 지역의 에너지 부문은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에너지원을 사용한다. 하지만 동남아는 현재 에너지 안보 및 접근성,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같은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저장기술 등 에너지 부문에 대한 투자 증대가 필요하다.

한편 한국은 동남아 에너지 부문에 활발히 투자하는 국가 중 하나로, 이러한 투자는 다음의 맥락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첫째, 한국 에너지 기업의 핵심 시장인 동남아가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면서 양질의 투자 기회도 더욱 늘어나고 있다. 둘째, 한국이 보유한 에너지 저장 전문기술이 동남아의 재생에너지 활용 확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셋째, 에너지 부문 투자는 한국과 동남아 사이의 경제적·전략적 연계를 강화하는 효과도 가져온다. 기술과 혁신을 강조하는 고도화된 산업 환경에서 활동하는 한국의 에너지 기업은 동남아 전력망에 재생에너지원을 도입하는 과정을 지원할 수 있는 최신 에너지 저장기술을 개발해 보유 중이라는 강점을 지닌다. 이들은 특히 에너지 저장 수단으로서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전문기술을 이미 확보한 데다가 관련기술을 해외로 수출한 경험도 풍부하게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동남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 

동남아 에너지 부문에 대한 한국의 투자 잠재력에 관해 지금까지 수행된 여러 연구는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저장기술 관련 투자가 가져오는 경제·환경적 혜택에 주목했다. 이들 연구에 따르면 에너지 부문 투자는 동남아에 상당한 경제적 가치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오는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이나 에너지 안보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다만 동남아가 이러한 투자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존하는 규제 및 정책 장벽을 비롯한 각종 도전과제를 극복해야 하며, 따라서 에너지 저장기술이 현지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으려면 이 과정을 지원하는 정책과 규제의 기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림 1> 한국 주요 3개사의 2022년 1/4분기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단위: %)


자료: 에스엔이리서치(SNE Research)


한국 에너지 저장기술의 동남아 진출 잠재력
한국이 보유한 에너지 저장 관련 전문기술은 한국의 에너지 부문이 성장하는 데 주효한 역할을 수행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측 자료에 의하면 한국이 생산하는 에너지 저장체계의 용량은 2020년을 기준으로 4.7기가와트시(GWh)를 기록해 세계 5위를 차지했으며, 한국의 에너지 저장 관련 산업도 앞으로도 발전을 계속해 2020~2025년 연평균 31%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동남아는 한국의 에너지 저장기술을 도입함으로써 막대한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일례로 에너지 저장체계가 ▲재생에너지의 전력망 내 도입 촉진 ▲에너지 비용 절감 ▲역내 에너지 안보 강화라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보고서는 관련 체계 도입으로 동남아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2030년까지 최대 6,600만 톤 저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이에 더해 동남아는 에너지 저장체계 분야의 유망 시장이기도 하다. 연구·컨설팅사 우드매켄지(Wood Mckenzie)가 내놓은 보고서는 아태지역의 에너지 저장용량이 앞으로 급속한 성장을 거듭해 2030년에는 81기가와트(GW)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특히 관련 전문기술을 이미 보유한 데다 이들 기술을 수출한 경험도 보유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유관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유리한 입지에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기업의 투자 유망분야 및 기대효과
동남아 에너지 부문에서 한국이 고려할 수 있는 잠재적 투자처는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아세안 에너지센터(ACE, ASEAN Centre for Energy) 자료에 따르면 역내 주요 에너지 수요는 인구 증가와 에너지 분야 발전에 힘입어 2040년까지 50%의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고, 이 과정에서 재생에너지원 비중이 2017년의 15%에서 2040년에는 32%까지 높아지는 등 재생에너지 친화적 방향으로의 에너지 구조 변화도 함께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이 투자할 만한 동남아 에너지 부문 내 세부분야로는 재생에너지, 에너지 저장, 에너지 효율성 개선 사업이 있다. 한국 에너지경제연구원(KEEI)은 한 보고서에서 2020년 기준 동남아 재생에너지 분야 투자 규모가 95억 달러(한화 약 12조 4,000억 원)를 달성했고, 이 중 대부분이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사업을 대상으로 한다고 소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또한 투자 잠재력이 높은 사업 분야로 재생에너지를 전력망에 도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에너지 저장체계 및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를 지목했다. 이외에  건물 개장이나 산업 에너지 관리기법과 같은 에너지 효율성 증대 조치도 동남아의 에너지 소비량과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동남아 에너지 부문에 대한 한국의 투자가 가져올 다양한 잠재적 혜택은 경제·전략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가 제공하는 자료에 의하면 한국산 에너지 관련 상품의 대(對)동남아 수출액은 2020년에 112억 달러(한화 약 14조 6,000억 원) 규모를 기록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석유 및 천연가스 부문으로 향했다. 이 점에서 동남아에서 급속히 성장 중인 재생에너지 부문은 한국 기업들에게 있어 현지 수출액을 늘리면서도 동남아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의미한다. 아울러 한국은 발전 가동률이 높을 때 생산된 잉여전력을 저장해 두었다가 가동률이 낮아졌을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에너지 저장 전문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남아 전력망에 재생에너지 도입을 지원할 수 있는 이상적인 파트너이다. 한국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가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이 에너지 저장 기술 분야에서 선도적 입지에 있는 국가라는 점을 방증한다.

요약하자면  재생에너지, 에너지 저장 및 효율성을 비롯한 동남아의 에너지 부문은 한국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유망한 잠재적 투자처이다. 특히 한국이 보유한 에너지 저장기술은 동남아에 에너지 안보 강화나 전력망 안정화와 같은 추가적 혜택을 가져올 수 있고, 초국경적 에너지 투자 확대는 한국과 동남아 사이의 경제·전략적 연계를 강화하는 효과도 수반한다. 따라서 동남아 에너지 부문에 대한 한국의 투자 모색 및 확대는 동남아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지원하고 지역 간 협력을 증진하는 데 있어 필수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의 도전요소 및 기회
한국무역협회(KITA) 측 자료에 따르면 동남아의 에너지 부문을 대상으로 한 한국 기업의 투자규모는 최근 꾸준히 성장해 2020년에는 전년 대비 6% 증가한 25억 달러(한화 약 한화 약 3조 3,000억 원)를 기록했고, 이 중 대부분은 발전소 건설이나 천연자원 탐사 분야로 향했다. 하지만 이 투자 규모는 IEA 자료를 기준으로 해당 분야에 128억 달러(한화 약 16조 7,000억 원)를 투자한 중국이나 94억 달러(한화 약 12조 3,000억 원)를 투자한 일본에 비하면 여전히 상대적으로 작은 편에 속한다. 이는 한국 기업이 동남아 에너지 부문에서 여타 주요국 기업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 하나의 도전요소는 에너지 부문이 국제유가나 정세불안 등 외부 요소에 취약하다는 점으로, 시장 동향의 예측가능성이 떨어지면 한국 기업이 장기적 계획을 바탕으로 투자를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대규모 에너지 사업을 전개하는 데 필요한 투자 규모가 크다는 점도 중소기업이나 여타 보유 자본이 많지 않은 기업은 물론, 한국 기업 전반의 진출을 막고 있다.

하지만 상술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동남아 에너지 부문은 역내 수요 증가나 재생에너지 투자 잠재력 성장 등 한국 기업 입장에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이러한 기회를 십분 활용하면서 각종 투자 장벽을 넘어서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는 다음이 있다.

1. 현지 파트너와의 협업: 현지 파트너는 한국 기업이 복잡한 규제환경에 적응하고 각국 이해관계자와의 관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투자 리스크와 비용을 줄이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2. 재생에너지 분야 집중: 재생에너지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증대된 상황에서 한국 기업도 동남아에서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는 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 중점을 둘 수 있다.
3. 한국 정부의 지원: 한국 정부도 재정 지원, 시장 분석, 현지 규제환경 적응 과정에서의 외교적 접촉 등을 통해 동남아 에너지 부문 투자를 고려하는 자국 기업에 다양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에너지 부문 투자의 정책적 함의 및 미래 발전을 위한 제언
동남아 에너지 부문을 대상으로 한 한국 기업의 투자는 양 측 모두에 중요한 정책적 함의를 지닌다. 먼저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기업 간 교류를 기반으로 자국 에너지원 다변화 및 중동산 석유 의존도 경감, 동남아 국가들과의 경제·외교적 관계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역으로 동남아 국가 정부에 있어서도 이러한 투자는 자국 에너지 인프라 발전에 필요한 전문기술을 도입하는 수단이며, 특히 한국의 에너지 저장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인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

다만 동남아에 에너지 저장기술을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이 과정을 지원하는 정책과 규제환경을 정비할 필요성이 있다. ACE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동남아의 정책 및 규제 현황이 기술 도입에 충분한 수준까지 발전하지 못한 상황임을 지적하면서,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안했다.

1. 발전차액지원제도(feed-in tariff) 및 요금상계제도(net metering) 도입: 이들 제도는 기술 사용자에 대한 재정적 유인책을 제공함으로써 재생에너지 도입을 장려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2. 에너지 저장 관련 기준 및 지침 확립: 에너지 저장기술을 기존 전력망에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관련 체계 설치 및 가동에 관한 기술적 기준이나 지침 등 규제 기반을 확립해야 한다.
3. 전력망 현대화 사업 지원: 에너지 저장기술을 도입해 전력 공급의 유연성과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기존 전력망의 현대화 작업이 필요하다.

결론 
위에서 살펴본 내용에 따르면 동남아 에너지 부문을 대상으로 한 한국의 투자는 한국과 동남아 정부 모두에 상당한 혜택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동남아가 한국의 에너지 저장기술을 도입하면 에너지 안보 강화,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전력 공급의 유연성 및 신뢰성 제고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으나, 이 과정의 성공적 완수를 위해서는 기존 전력망에 신규 기술이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정책과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선결과제도 존재한다. 

한편 한국 정부 입장에서도 각종 정책적 조치를 통해 자국 기업의 동남아 에너지 부문 투자를 지원할 필요가 있으며, 한국 기업은 이러한 지원을 바탕으로 현지 에너지 저장체계 시장의 발전 잠재력을 십분 활용하면서 저탄소 에너지 구조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투자 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정책적 지원과 기업 간 교류는 한국과 동남아 사이의 경제적 연계 및 외교관계도 개선하는 부가효과도 함께 가져온다는 점에서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도 큰 중요성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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