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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G20 의장국 인도, 외교장관회의서 전 세계 통합 촉구하며 중재자로 부상

인도 EMERICs - - 202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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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장관회의에서 ‘글로벌 사우스’ 리더 자처하며

외교 입지 확대하는 인도


3월 1일 인도에서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개막,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의 리더로서 외교적 입지 구축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Subrahmanyam Jaishankar) 인도 외교부 장관의 주재로 이루어진 이번 G20외교장관회의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도 러시아 외교부 장관이 참석하였다. 그간 인도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리더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노력해 왔다. ‘글로벌 사우스는’ 미국, 캐나다, 러시아 등 선진국인 ‘글로벌 노스’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들이 포함된다.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인도 총리는 이번 G20 외교장관회의에서도 ‘글로벌 사우스’를 대변하며 세계가 다양한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들이 직면한 위기가 더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 수년간 경험한 재정 위기, 기후 변화, 팬데믹, 테러, 전쟁은 글로벌 거버넌스가 실패해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하면서 부유한 국가들이 야기한 지구 온난화로부터 개발도상국들이 비극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모디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적인 분열이 야기되었다고 언급하면서 이번 외교장관회의에서 차이를 극복하자고 격려하기도 했다.


G20 외교장관회의 뒤에 열린 쿼드 회의에서 인도, 분쟁의 평화적 해결 촉구

G20 외교장관회의가 끝나고 미국, 인도, 일본, 호주루 구성된 쿼드(Quad) 회원국 외교부 장관 회담에서 4개국 외교부 장관들은 합동 성명을 발표했다. 해당 성명에서 쿼드 회원국 외교부 장관들은 쿼드가 회원국 간의 이익을 증진하고, 비군사 분야 협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4개국 외교부 장관들은 자유의 원칙과 법치, 주권과 영토적 온전성, 위협 혹은 무력 사용 없는 분쟁의 평화로운 해결을 강력히 지지하며 독단적인 시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쿼드 회원국 장관들은 이러한 점들 모두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의 평화, 안정, 번영에 필요한 것들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AP 통신은 이번 성명에서 쿼드 회원국들이 중국을 직접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면서도 중국이 안보 위협의 대상이라는 점을 암시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국가 간 협력은 평화와 발전의 트렌드에 따라햐하며, 배타적인 파벌을 형성하여서는 안 된다며 쿼드를 힐난했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y Lavrov) 러시아 외교부 장관은 미국이 쿼드를 군사화한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중립 외교 펼치는 인도

글로벌 리더로서의 한계


G20 의장국 인도, 공동성명 도출에 실패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 외교부 장관이 모두 참석한 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인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특히 이번 회의는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루어진 첫 미 〮 중 〮 러 외교부 장관 간 대면 회담으로, 전 세계 매체들은 이번 회담에서의 논의와 발표에 주목했다. 하지만 이번 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서구와 러시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상반된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전쟁에 대한 공동 성명을 도출하지 못했다. 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미국 외무부 장관은 러시아가 이번 회담을 망쳤다며 러시아를 강하게 비난하였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은 서방이 러시아를 협박하고 위협을 가했다며 반박했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인도가 이들 국가들 간 입장 차이를 좁히려는 시도를 하였으나, 입장 차가 매우 컸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회의에서 블링컨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 간 10분 가량의 회담이 이루어졌으나, 블링컨 장관은 이번 전쟁이 얼마나 걸리든 간에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겠다고 밝히며 러시아와 각을 세웠고 라브로프 장관 또한 누구도 전쟁을 마무리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서방으로부터의 외교적 압박에도 불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립적 입장 고수하는 인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인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표방해왔다. 인도는 소련 시기부터 러시아와의 오랜 외교, 전략, 경제적 관계를 구축해왔다. 소련은 카슈미르(Kashmir) 지역에서의 인권 침해, 1971년 파키스탄과의 전쟁 등에서 인도를 지지하며 인도 규탄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으며, 인도도 소련의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 1989년 아프가니스탄 침공에서 소련 비난하는 성명에서 기권했다. 이러한 이유로 인도는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 UN 총회, UN 인권이사회에서 러시아에 반대하는 투표에서 기권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가 서방 국가들로부터 제재를 받자 인도는 러시아산 석유를 저렴하게 수입하여 가공해 수출하기도 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쿼드 회원국인 인도가 대러제재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인도는 대러제재 불참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한편 인도와 우크라이나 간의 관계는 러시아만큼 원만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는 1948년부터 잠무-카슈미르 문제에서 분쟁 해결안을 지지하면서 인도와는 상반된 입장을 피력했다. 또한 지난 1998년에도 우크라이나는 인도의 핵 실험을 비난하였다. 외교 전문지인 모던 디플로마시(Modren Diplomacy)는 인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피력하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 편파적이라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인도의 중립 외교를 단순한 비동맹 노선이 아닌 

다자동맹 외교로 보는 시각도 존재


인도 중립적 외교 정책에 대한 서방의 비판에도 선진국과 개도국 간 ‘가교’ 역할 가능성 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인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서방과 동방 간 권력 투쟁으로 보고 특정 편에 서는 것을 거부하면서 중도(中道)를 걸어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진 1년간 인도는 러시아와의 오랜 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미국,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하였다. 외교 전문지인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는 인도를 필두고 G20 국가들이 개발도상국에 대한 부채 조정,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재정 지원 확대, 코로나19와 변이 백신의 지적 재산권 포기 선언, 무역에서 다자주의의 재활성화 등에 힘써야한다고 주장했다. 


‘전쟁’ 표현 자제 요청하며 전 세계 극빈층에 관심 기울일 것 호소하는 인도, 신냉전 구도 속 중재자 역할 기대

지난 2월 24일 모디 총리는 벵갈루루(Bengaluru) 외각에서 열린 G20 재무부 장관, 중앙은행 총재 회담에서 세계 금융 지도자들에 세계의 매우 취약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연설에서 모디 총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회의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긴장과 갈등이 세계적으로 끼친 영향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모디 총리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세계의 여러 다른 곳에서 고조되는 지정학적인 긴장으로 인해 일부 국가에서는 부채 수준이 대폭 상승하였으며, 세계 공급망을 분열시키고, 식량과 에너지 안보에 위협이 되었다고 발언했다.


인도가 G20 의장국을 수임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인도의 역할을 기대하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미국의 씽크탱크인 랜드코퍼레이션(RAND Corporation)의 인도-태평양 지역 애널리스트인 데렉 그로스만(Der다 Grossman)은 러시아와 미국, 그리고 서방과 평화 협상을 시도하는 여러 국가 중 인도가 가장 최선의 선택지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로스만은 비동맹운동(non-alignment)에 속한 인도의 입장과 인도가 세계 강대국으로 부상하여 잠정적으로 중재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도 외교관인 아닐 트리구나야트(Anil Trigunayat) 대사는 현지 매체인 파이낸셜 익스프레스(Financial Epxress) 기고문에서 인도가 실리적인 차원에서 국익을 추구하는 한편 주요 국제 파트너들과 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다양한 네트워크적인 접근을 제시하기도 했다. 트리구나야트 대사에 따르면, 다양한 네트워크 접근은 좁은 범위에서 폭넓은 파트너쉽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자이샨카르 장관도 국익과 세계적인 선을 위한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여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외교장관회의 개최로 인한 그 밖의 성과

 

G20 외교장관회의에서 인도와 중국, 개별 회담

3월 2일 G20 외교장관 회의와는 별도로 자이샨카르 장관과 친 강(Qing Gang) 중국 외교부 장관이 회담하였다. 이번 회의에서 자이샨카르 장관은 친 장관과 국경 지역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비롯한 양국 간 관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자이샨카르 장관은 양국 관계에서 실질적인 문제가 개방적이고 솔직하게 논의되었다고 설명했다. 친 장관은 자이샨카르 장관과 양국이 양국  지도자 간 중요한 합의를 이행하여야 하며, 대화를 지속하고 적절히 분쟁을 해결하고, 양국 간 관계 발전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친 장관은 중국이 인도와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재개할 의사가 있다고 첨언했다. 마오 닝(Mao Ning)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인도와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양국이 각자의 이익에 기반하여 선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첨언했다. 2020년부터 국경 지역에서 교전 이후 인도와 중국 간 관계는 악화되었다. 이후 양국은 국경 지역에서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협상들을 진행해왔으며, 일부 병력을 철수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완화되는 것으로 보였다. 한편 인도 정부는 인도 내에서 영업 중인 중국 기업들을 세무 조사의 방식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2024년 총선 앞둔 나렌드라 모디 총리, G20 모멘텀 이용한 외교성과 확보에 주력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이번 G20 외교장관 회담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공동 성명 도출에 실패하였으나, 인도의 G20 의장국 수임과 이행으로 모디 총리가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코노미스트는 인도 정부가 G20을 모디 총리가 선진국 거물들을 초청할 정도로 도약하였다는 것을 인도 국내 유권자들에게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인도의 총선은 2019년 진행되었으며, 모디 총리가 소속된 인도인민당(BJP, Bharatiya Janata Party)은 하원 총 543석 중 과반인 302석을 확보하였다. 한편 네루가 창당한 최대 야당인 정당이자 과거 집권당인 인도국민회의당(INC, Indian National Congress)은 50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인도국민회의당의 지도자인 라훌 간디(Rahul Ghandi)는 총선을 앞두고 전국 국토 대장정을 하면서 INC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지만 현재 라훌 간디는 명예훼손에 대해 징역 2년형의 유죄 판결을 받았 의원직을 상실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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