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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방글라데시, 선거 조작 두고 여야 갈등

방글라데시 EMERICs - - 2023/03/24

☐ 방글라데시 정치권, 선거 조작 여부를 두고 여야 갈등 격화

◦ 방글라데시 야당, 선거 조작 의혹 제기하며 차기 총선 보이콧 선언
- 2023년 3월 12일 방글라데시의 주요 야당인 방글라데시 민족주의당(BNP, Bangladesh Nationalist Party)이 2024년 1월로 예정된 차기 총선을 보이콧 하겠다고 선언했다. 방글라데시 민족주의당 관계자들은 유럽연합(EU) 특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 집권 정당인 아와미 연맹(Awami League) 정부 하에서 열리는 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르자 파크룰 이슬람 알람기르(Mirza Fakhrul Islam Alamgir) BNP 사무총장이 이끄는 BNP 대표단은 찰스 휘틀리(Charles Whiteley) 방글라데시 주재 EU 대사를 비롯한 프랑스, 이탈리아, 스웨덴, 독일, 스페인, 노르웨이, 네덜란드 대사와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BNP는 현 정부가 지난 선거를 조작했기 때문에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를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를 잃었다면서, 차기 총선이 있기 전에 중립적이고 초당파적인 과도정부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 BNP의 고위 간부인 아미르 카스루 마흐무드 쵸두리(Amir Khasru Mahmud Chowdhury)는 EU 특사단과의 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방글라데시의 현 정부가 국민의 투표권을 강탈하고 불법으로 집권해 방글라데시의 선거 제도가 어떻게 붕괴되었는가에 대해 특사단에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방글라데시 국민을 포함한 모든 민주주의 국가들이 방글라데시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방글라데시 국민들이 다음 선거에서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하면 방글라데시가 위기에 빠질 수 있음을 국제사회가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EU가 방글라데시의 문제를 고려해 차기 선거가 어떻게 치러질 것인지, 선거를 공정하고 참여적으로 만드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 방글라데시 총리와 여당 세력, 투표 조작 가능성 일축
- 이러한 방글라데시 민족주의당의 강력한 투표 조작 의혹 제기에 셰이크 하시나(Sheikh Hasina) 방글라데시 총리를 비롯한 여당 세력은 투표 조작 가능성 자체가 있을 수 없다며 단언했다.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2023년 3월 13일 카타르 순방에서 돌아와 진행한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를 위해 사진이 포함된 유권자 명부가 작성되었다며, 가짜 유권자로 선거를 치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여당 아와미 연맹의 수장이기도 한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오히려 기득권 세력이 방글라데시의 차기 총선을 의심스러운 선거로 모함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라며 의혹 제기를 차단했다.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이에 덧붙여 자신은 이러한 압력에 굴하지 않을 것이며, 일시적인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방글라데시의 국민들이 이를 해결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 총리의 퇴진과 더불어 선거를 치르기 위해 중립적이고 초당파적인 과도정부를 구성하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총리와 여당은 예정된 총선은 변함없이 치러질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022년 12월 방글라데시 민족주의당과 그 연합 세력이 주축이 되어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Dhaka)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한 시위에는 셰이크 하시나 총리의 퇴진과 총선 전 중립적 정부 구성 등 10개 요구사항이 제시되었다. 이에 대해 아와미 연맹의 사무총장이자 방글라데시 도로교통교량부 장관인 오바이둘 콰데르(Obaidul Quader)는 당직자들에게 반정부 시위에 맞서 전국적인 경계 태세를 유지할 것을 촉구했으며, 총선은 예정대로 2024년 1월에 현 정부에 의해 실시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셰이크 하시나 총리 역시 2023년 1월 4일 영국 하원의 초당적 의원그룹(All-Party Parliamentary Group) 구성 하원의원들과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 방글라데시 선거관리위원회는 매우 독립적이며, 다음 선거는 헌법에 따라 실시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하시나 총리는 방글라데시의 정치 제도가 영국의 웨스트민스터식 민주주의를 따르고 있으므로, 외국의 선거참관인 방문도 거리낄 것이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 선거 조작 의혹의 중심에 놓인 전자투표기

◦ 방글라데시, 전자투표기 도입 두고 여야 간 갈등 표출
- 차기 총선에 전자투표기의 도입 여부를 둘러싸고도 선거를 둘러싼 방글라데시 정치권의 갈등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2022년 9월 방글라데시 선거관리위원회(EC, Election Commission)는 제12대 총선을 앞두고 전자투표기(EVMs, Electronic Voting Machines) 20만 대의 구매 계획을 발표했다. 알람기르(Md Alamgir) 방글라데시 선거관리위원장은 선거관리위원회가 현재 보유한 전자투표기는 약 15만 대이며, 이는 70개 선거구에서 사용 가능한 수량이라고 밝혔다. 알람기르 위원장은 최소 150개 선거구에서 전자투표기를 활용하려면 추가 전자투표기 조달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 그러나 방글라데시의 등록 정당 39개 가운데 19개 정당이 전자투표기의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방글라데시의 최대 야당인 방글라데시 민족주의당과 또 다른 주요 야당 자티야당(Jatiya Party)이 전자투표기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반면 방글라데시 선관위와 여당 아와미 연맹은 근본적으로 전자투표 방식이 전통적 투표 방식보다 기술적으로 우수하다고 주장하며 전자투표기 도입에 찬성하고 있다.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2023년 3월 13일 기자회견에서 방글라데시 선관위의 역할을 이야기하며 전자투표기를 함께 언급한 바 있다. 하시나 총리는 보다 빠르고 안전한 투표 시스템을 위해 전자투표기를 도입하고 싶었지만, 여러 방면에서 전자투표기에 대한 반대가 있었고, 이후 이 문제를 선관위에 맡긴 것이라면서 얼마나 많은 전자투표기를 사용할 수 있는지는 이제 선관위에 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전자투표기의 기술적 결함 논란… 근본적 문제는 정치에 대한 신뢰 부족이라는 분석도
- 한편 전자투표기의 기술적 결함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2022년 12월 시행된 지방선거에서는 전자투표기의 오작동과 결함으로 인해 다수 선거구에서 선거 중단과 지연이 발생했다. 일부 유권자들은 기계가 지문을 인식하지 못해 투표를 전혀 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졌으며, 한 투표소에서 두 대의 기계가 오작동으로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례도 보고되었다. 방글라데시 선관위 관계자도 전자투표기가 전통적 투표 방식인 투표용지에 비해 느리며, 유권자들이 장치에 익숙하지 않다고 증언했다. 방글라데시 현지 언론 매체인 데일리 스타(The Daily Star)는 자티야당의 거점인 랑푸르(Rangpur)의 투표소 12곳을 방문한 결과, 모든 투표소의 전자투표기에서 기술적 결함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 일각에서는 전자투표기를 둘러싼 여야의 갈등이 기술적인 것이 아닌 정치적인 위기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 셰이크 하시나 총리와 집권 여당은 2014년과 2018년 총선에서 압승했는데, 두 번의 선거에서 모두 부정투표와 조작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관해 방글라데시의 의사이자 저술가인 라키브 알 하산(Rakib Al Hasan)은 방글라데시의 민주적 교착 상태와 투표 제도의 위기는 전자투표기 같은 기술의 사용 여부와 관계 없이 제기되는 정치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산은 이전 선거에서 한 시장 후보가 법정에 전자투표기의 투표 결과를 무효화 해달라는 청구를 제출하며 조작 혐의를 제기했던 일을 언급하면서, 신뢰 부족에서 발생하는 정치적 위기에 기술적 솔루션은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알 하산은 선관위와 방글라데시의 투표 제도에 대한 신뢰가 전자투표기보다 더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Dhaka Tribune, PM: No pressure can make me bend, 2023.03.13.
Newage, BNP won’t join polls under AL govt, 2023.03.13.
Anadolu Agency, Bangladesh opposition not to contest next general elections, 2023.03.12.
Jagonews, There is no chance of vote rigging now: PM, 2023.03.13.
Jagonews, Next election to be held as per constitution: PM, 2023.01.04.
The Daily Star, Rangpur Mayoral Election: JP’s Mostafa wins, AL polls only 8pc, 2022.12.28.
The Daily Star, Rangpur city polls: EVM glitch delays JP candidate’s voting by 30min, 2022.12.27.
The Business Standard, Trust in the Election Commission is more important than EVM, 202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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