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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식량 안보 및 기후 위기로 비상, 해결책 모색하는 아세안 각국

동남아시아 일반 EMERICs - - 202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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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의 우려스러운 식량 안보 및 기후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여전

 

경제 회복에도 불구, 아세안(ASEAN) 식량 안보 우려… 인플레이션도 여전히 문제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아세안(ASEAN) 경제가 회복되고 있으나 인플레이션과 식량안보 문제는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인도네시아 식음료협회(GAPMMI, Indonesian Food and Beverage Association)는 세계적인 물가상승 때문에 생산단가가 높아져 인도네시아 식음료 산업의 이윤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22년 2월에 인도 정부가 밀 수출을 금지하면서 밀 가격이 폭등하는 바람에 식량안보 위협도 덩달아 증가했다는 게 인도네시아 식음료협회의 설명이다. 베트남 정부도 최근 식량안보를 중요한 문제로 다루면서 식량 수입 의존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국내 식품 산업을 지원하여 수입 식자재 비중을 감소시키고 식품 공급 사슬의 자립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


한편, 태국산 쌀값이 지난 2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폭등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발생한 강한 수요 때문으로 풀이되는데 일부 수입업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 수입이 어려워지자 대체 상품으로 쌀을 매입하고 있다. 2023년 1월 기준 태국산 쌀 가격은 1톤(t)당 523달러(한화 약 68만 4,000원)에 달한다. 


라오스에서도 2022년에 인플레이션이 10개월 연속 이어지며 서민 경제가 어려움에 빠졌다. 물가상승률은 2022년 12월에 39.2%에 육박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Asian Development Bank)의 2022년도 라오스 물가상승률 전망치 17%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2022년 12월 라오스의 식품 및 연료 가격 상승률이 각각 45.8%와 50.4%를 기록하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주도하였다.


세계 4위 쌀 생산국 인도네시아, 기후 변화로 농업 생산량 급감 예상, 2022년 강력한 태풍 16개가 필리핀 곡창 지대를 관통해 필리핀 식량난도 가중

기후변화는 인도네시아의 식량 생산을 위협하고 있다. 국제연합(UN) 기후과학 패널이 실시한 ‘기후변화가 인도네시아 농업에 미치는 영향(Impact of Climate Change in Indonesian Agriculture)’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쌀 생산량이 연간 수백만 톤씩 감소하고 쌀 수출량은 3분의 1가량 줄어들 수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또한, 쌀 가격이 50% 이상 상승하여 빈곤 문제가 악화될 우려 또한 제기되었다. 2022년에 필리핀에서는 태풍 16개가 곡창지대를 할퀴고 지나가면서 농작물 2억 2,500만 달러(한화 약 2,943억 원) 어치 이상의 피해를 남겼다. 그 결과 필리핀 농민 200만 명 이상이 빈곤선 아래로 떨어졌다. 필리핀에서 화학비료와 연료 가격까지 오르면서 농민들의 부담은 계속 무거워지고 있다.


곡물 수입 의존도 높은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필리핀, 곡물 가격 억제 위해 쌀 수입… 2022년에는 약 380만 미터톤(MT) 분량의 곡물 수입 
필리핀 정부는 곡물 가격 억제를 위해 쌀 수입에 나서고 있다. 필리핀은 2022년에 약 380만MT 분량의 곡물을 수입했는데 주(駐)필리핀 미국상공회의소(AmCham, American Chamber of Commerce of the Philippines)는 필리핀 정부가 식품 물가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곡물 수입을 늘리는 한편 국내 농산물 생산 활동을 보조해야 한다고 촉구하였다. 필리핀에서는 2022년 12월 물가상승률이 8.1%에 다다랐고, 채소 가격 상승률은 1999년 2월 이래 가장 높은 32.4%에 육박했다. 필리핀 요리에 많이 사용되는 양파 가격이 최근 4개월 동안 4배가량이나 폭등하면서 전반적인 식품 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 필리핀 식물산업국(BPI, Bureau of Plant Industry)은 쌀 6만 4,943MT을 수입하였고 발표하였는데, 베트남에서 수입한 쌀의 양이 5만 5,303MT다. 이외에도 태국산 쌀 8,080MT, 미얀마산 쌀 1,040MT, 파키스탄산 쌀 520MT가 필리핀 국내로 반입되었다.

말레이시아도 필수 식품 수입 의존도 높은 편
말레이시아는 2022년에 농산물 640억 링깃(한화 약 18조 8,906억 원) 어치를 수입했다. 2021년도에 농산물 수입액이 390억 링깃(한화 약 11조 5,115억 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농산물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말레이시아 통계청(DoSM, Department of Statistics Malaysia)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농산물 수입액은 4,828억 링깃(한화 약 142조 5,200억 원)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말레이시아의 농산물 수출은 2,960억 링깃(한화 약 87조 3,700억 원)에 그쳤다. 말레이시아 국내 농산물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양파, 유제품, 커피, 밀가루, 차(茶), 샬롯(shallot), 감자, 식용유 등을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2019년도 말레이시아 가계지출실태조사 보고서(Household Expenditure Survey Report, Malaysia, 2019)에 따르면 앞서 언급된 농산물은 가계가 주로 소비하는 농산물의 14.1%를 차지한다. 특히, 말레이시아에서 망고, 코코넛, 양고기, 쇠고기의 수입 의존도 높아지고 있다. 망고와 코코넛은 태국과 인도네시아, 인도로부터 주로 수입한다. 2016년 기준 말레이시아의 글로벌 식량안보지수(GSFI, Global Security Food Index)는 40위였는데 2022년에 말레이시아의 GSFI가 41위로 떨어졌다. 말레이시아의 식량 자급률은 낮은 편인데 농업생산력도 고소득국가 평균의 45%에 불과한 실정이다. 

내(耐)건성작물, 부족한 쌀과 밀 수급에 대안으로 부상 
 
인류역사상 가장 오래된 곡물 밀렛(millet)류, 식량 안보 강화와 기후 위기에 대한 해법일지 기대
UN은 밀렛류가 기근과 식량안보 불안을 해소할 대체 작물이 될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 2023년을 국제 밀렛의 해(International Year of Millets)로 지정하였다. UN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세계적으로 6억 9,000만 명이 만성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 쌀과 밀 같은 전통적인 주식(主食)의 흉작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밀렛류는 한국에서는 조와 기장에 대응하는 농작물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피, 코도, 포니오, 기니, 테프 등도 밀렛류에 해당한다. 농학자들은 밀렛류가 아프가니스탄의 척박한 풍토에도 적응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는 점에 주목한다. 따라서 농학자들은 인류가 밀렛류가 지닌 잠재력에 주목하고 밀렛 공급 사슬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다. 반건조 열대지방을 위한 국제농작물연구소(International Crops Research Institute for the Semi-Arid Tropics)는 인류가 이미 청동기 시대부터 밀렛류를 식량으로 재배해왔음을 강조한다.

인도네시아, 수수 생산 면적 2023년 말까지 현재의 3배 이상 확대 목표
인도네시아는 주식인 쌀과 밀의 생산 확대를 모색하는 한편 과거 한때 주식이었던 수수(sorghum)를 농가에 다시 보급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3년 말까지 수수 농장을 3만 헥타르(ha)로 확대하고 2024년에는 이를 4만ha까지 늘릴 방침이다. 2022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수수 농장은 1만ha다. 논에 항상 물이 고여있어야만 재배가 가능한 벼와는 달리 수수는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수수는 탄수화물뿐만 아니라 단백질, 미네랄, 칼슘, 칼륨 등 영양이 풍부하다. 한편, 인도네시아에서 쌀을 생산하는 논은 750만ha에 달한다. 750년에 건축된 보로부두르(Borobudur) 불교 사원의 부조에 수수가 묘사되어있을 정도로 수수는 인도네시아의 오랜 농작물이었다. 수수는 1970년대에 인도네시아에서 광범위하게 재배되었고 동부 누사 뜽가라(East Nusa Tenggara)의 주식이기도 하였다.

곡물 가격 및 수요 상승으로 희비 갈린 국가들
식량 위기 타개 위한 역내 협력도 관측

쌀 비축량 확대 위해 태국산 쌀 수입 늘린 인도네시아 덕에 태국 쌀 수출량 증가… 베트남 쌀 수출, 작년에 이어 2023년에도 호황 전망 
인도네시아가 쌀 비축량을 늘리기 위하여 태국산 쌀 수입을 늘린 덕분에 태국의 쌀 수출량이 증가하고 있다. 태국은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쌀 수출국가인데 2023년 태국의 쌀 수출량은 바트화 약세로 인한 쌀값 경쟁력 향상까지 더해지면서 8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세계 쌀 교역량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인도가 2022년에 쌀 수출을 제한하면서 태국의 쌀 수출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태국 쌀수출자협회(Thai Rice Exporters Association)는 세계 각국이 쌀 비축을 위해 쌀 수입을 늘리면서 태국의 쌀 수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베트남 쌀 수출업자들도 2023년에 세계 쌀 가격이 높게 유지되면서 이익을 챙길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품고 있다. 베트남 식품협회(Vietnam Food Association)에 따르면 2023년 1월 중순 베트남은 쌀 22만 6,000톤을 수출하고 수출 액수로는 1억 1,500만 달러(한화 약 1,506억 원)를 달성했다. 이는 물량이나 액수로나 전년 대비 41% 증가한 수준이다. 베트남은 일반 백미 가격의 2배나 되는 ST24와 ST25 품종 쌀을 중동에 1톤당 1,000달러(한화 약 131만 원)에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시장조사 사이트 리서치앤마켓(ResearchAndMarkets.com)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미얀마가 동남아시아 최대 쌀 생산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출 물량 기준으로 보면 베트남,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가 동남아시아 최대 쌀 수출 국가다. 싱가포르와 브루나이는 쌀을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는 국내 쌀 수요량이 늘면서 쌀 수입을 점점 더 늘리는 형국이다. 

캄보디아와 브루나이, 농업 부문 협력 확대하기로 합의
캄보디아와 브루나이가 농업 부문 협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쌀 생산 국가 캄보디아는 쌀을 브루나이에 수출하고 브루나이는 고품질 화학비료를 캄보디아 농민들에 적정 가격에 공급해 캄보디아산 쌀을 공급받는 윈윈(win-win) 관계를 맺겠다는 게 양국 협력의 골자다. 2022년 12월 29일 캄보디아와 브루나이 농무부 장관이 만나 양국 농업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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