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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인도네시아 국방 전략의 중핵으로 발전하는 한국과의 국방 협력

인도네시아 Hendra Manurung Padjadjaran University Research Associate 202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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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2023년에 수교 50주년을 맞는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상호 경제 회복을 지원하는 데에도 합의한 명실상부한 핵심 파트너이다(Coordinating Ministry For Economic Affairs Republic of Indonesia, 2022). 그렇다면 여기에서 우리는 전략적 동반 관계에 있는 양국이 세계적 차원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 어떠한 행보를 취해 나가야 할지에 관한 질문을 던져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정부는 2022년도 G20 의장국을 맡은 인도네시아의 구상에 지지를 보내고, 양국이 G20 의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에 화답하는 인도네시아의 의견은 2022년 2월 말엽에 한국의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인도네시아의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Airlangga Hartarto) 경제조율부(Coordinating Ministry for Economic Affairs) 장관이 내놓은 다음의 언급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한국이 동남아 지역에서의 전략적 동반자로 인도네시아를 선택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적 배경으로는 인도네시아가 (1) 1955년 아시아 및 아프리카 국가 간 협력을 주제로 삼은 반둥회의(Bandung Conference) 개최를 주도하는 등 초국경적 협력의 선두주자인 점, (2) 독립적 대외 정책을 추진하면서 각국을 공평하게 대하고 있는 점, (3) 동남아의 경제 대국이자 역내 주도국인 점, (4) 국방 부문에서 한국의 중요한 파트너인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협상 개시 8년 만에 체결되고 2022년 양국에서 비준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은 한국-인도네시아 경제 관계의 새로운 분수령으로 평가할 수 있다(Manurung, 2022). 인도네시아가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유일한 아세안(ASEAN) 회원국이라는 점은 한국이 인도네시아와의 양자 관계에 얼마나 큰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는지를 방증한다. 지금까지 양국은 국방, 인적 자원 및 역량 계발, 연구·개발 등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 사업을 전개해왔다. 특히 인도네시아가 최소필수전력(MEF, minimum essential force) 개념에 기반한 자체 방위력 확보를 위해 국가 간 협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점도 향후 양국 공조 강화의 청신호로 볼 수 있을 것이다(Tanduk et al., 2022).

인도네시아 국방 정책 개관
인도네시아의 국방 정책은 모든 시민과 지역, 여타 자원을 총동원해 국가 방위와 안전을 보장한다는 전민총력방위(Sishankamrata) 개념에 바탕을 둔다(Indonesia Defense Ministry, 2022). 국방 정책은 국가, 지역, 세계 안보 실현을 위한 노력을 관장하는 공공 정책으로, 인도네시아의 국방·안보 정책은 테러리즘 대응에서 시작해 관료집단 개혁에 이르는 다양한 내용을 포괄한다.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이 2022년 1월 초에 내놓은 국방 정책의 7대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테러리즘, 극단주의, 분리주의, 기존의 잠재적 위험요소, 자연재해, 화생방·폭발물 등 위협에 더해 인도주의적 지원, 세계 평화유지 작전 및 여타 긴급 소요에도 대비하기 위해 국방·안보 분야의 대비 태세와 전문성을 강화한다.
2) 아세안 및 기타 국가와 상호 신뢰를 형성해 협력을 강화하고, 방위 역량 구축, 인도네시아군 현대화, 국방 산업 강화를 통해 외교 정책을 지원한다.
3) 전투 및 비전투 작전에서 인도네시아군의 최적화된 수행 능력을 보장하기 위해 자체적 장비 생산 역량 보유를 추진한다.
4) 식량, 물, 연료 비축과 국가 인프라 확립으로 주요 섬 지역의 자체 방위 영역을 설정하고, 인도네시아 전역에 국방 물류 시설을 확충한다.
5) 제1·2·3 인도네시아 군도 해로(Archipelagic Sea Lane)로 지정된 전략적 해협 통제를 위해 해안 미사일 방위와 감시 체계를 강화한다.
6) 구체적 계획을 동반한 방위 영역을 설정하고, 주·지구·도시 공간 배치를 감안해 방위의 가치가 있는 국가 전략 영역을 배분해 국방 공간 계획의 동기화를 실현한다.
7) 인도네시아 국방부 및 인도네시아군의 모든 단위에 걸쳐 평가를 수행하고 역량 개선을 도모한다.

인도네시아는 역내 위협 대응에 국가의 사활이 걸려 있다고 보며, 견고하고 안정된 국방 정책을 인도네시아가 주변 전략적 환경의 역동적 변화로 나타나는 위협에 대응하는 데 필수적 요건으로 삼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현재 아시아 지역의 전략적 환경에서 역내 불안과 지속적 위협을 야기할 수 있는 요소로 남중국해 분쟁, 한반도 문제, 양안관계를 지목한다.

<그림 1> 2022년도 인도네시아 국방 정책 개념도
* 자료: 저자 작성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국방 외교
타국과의 우호 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 일반적 연대 강화 정책이나 경제 교류 심화와 더불어 중요한 요소가 바로 국방 협력이다. 국방·안보 협력 분야에서 인도네시아는 분쟁의 평화적 해결 분위기를 조성하고 유엔(UN) 안보리에서의 역할을 정립해 세계 평화와 안정된 안보 생태계를 수호하는 일에 대외 정책의 중점을 두고 있다(Indonesia Defense Ministry, 2022).

한국이 인도네시아의 시장이나 천연·광물 자원 및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면, 인도네시아는 한국으로부터 자본 투자와 기술, 첨단기술 제품을 얻어내고자 한다.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이 높은 양국 관계는 최근 상호 교역 규모 확대를 비롯한 다양한 요소를 바탕으로 더욱 긴밀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Badan Pembinaan Hukum Nasional, 2017).

인도네시아가 자국 방위력을 현대화하는 과정에는 이미 고도화되고 안정적인 갖춘 국방 체계를 갖춘 타국의 지원이 필수적이며, 이 점에서 한국은 호혜적 국방 협력 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이상적 파트너이다. 인도네시아는 타국과의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데 양자 외교와 장기적 방산 협력을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고, 이 중에서 특히 방산 협력은 대외·국방 정책으로 국제적 차원에서 국익과 주권을 보호한다는 전략의 중핵에 해당한다(Manurung, 2021, p. 27).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국방 협력 강화 사례: 잠수함 사업
현재 인도네시아가 전개하는 한국과의 국방 외교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는 2024년까지 인도네시아 해군용 잠수함을 획득하는 사업에서의 방산 협력을 들 수 있다(Al-Fadhat & Nur Aziz Effendi, 2019, p. 373). 양국이 2011년에 합의한 동 사업은 단순한 국방 장비 구매에 그치지 않고 기술 이전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독자적 해상 전력 구비 노력을 장기적으로 지원하는 조치도 포함한다는 점에서 기존 협력 사례와 차별화된다. 다만, 이 협력 사업은 전략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가용 인력 부족이나 인도네시아 정부 책정 예산의 제약이라는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기도 하다.

상기 사업에 따라 한국의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장보고급 잠수함 나가파사(KRI Nagapasa-403)와 아르다데달리(KRI Ardadedali-404)는 각각 2017년 8월 2일과 2018년 4월 25일에 인도네시아 해군에 취역했다(PT. PAL Indonesia, 2019). 이와 더불어 인도네시아 국영 해군 조선소(PT PAL)는 2013년부터 대우조선해양의 기술 지원을 받아 동급 잠수함 자체 건조 사업에 착수했고, 그 결과가 2019년 4월 11일에 진수된 알루고로(KRI Alugoro-405)이다. 이들 잠수함 3척 획득 사업에 들어간 총예산은 10억 8,000만 달러(한화 약 1조 4,000억 원)이다.

<표 1> 인도네시아의 대한(對韓) 국방 협력 개념도
* 자료: 저자 작성


여기서 PT PAL이 자체 건조한 장보고급 잠수함 알루고로는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전략적 동반 관계가 만들어낸 방산 분야의 성과를 상징한다(ANTARA News, 2021). 인도네시아 국방부가 2024년까지 상술한 MEF를 확보하기 위해 추진 중인 주요 전력 현대화 사업에서 해군 함정 획득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이렇게 획득한 잠수함은 북나투나해(North Natuna Sea)나 남중국해를 비롯해 취약한 상태에 있는 해역과 국경을 지키는 데 활용될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과 상호 신뢰를 형성하고 방산 협력을 강화하는 데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준 국방 협력에 대해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은 다음과 같은 평가를 내렸다(Indonesia Defense Ministry, 2021).



국가에 대한 잠재적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 향상을 도모한다는 정책 기조에 힘입은 인도네시아의 방산업계는 특히 해군 분야를 중심으로 발전의 여지를 늘려 나가고 있다. 이 측면에서 한국의 도움을 받아 잠수함 자체 건조 능력을 확보했다는 사실은 충분한 수준의 독자적 국방 능력을 갖춘다는 인도네시아의 비전 실현 시기를 앞당기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동남아에서 충분한 수준의 잠수함 기술 개발 및 건조 역량을 가진 유일한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입장에서도 이상적인 방산 협력 대상국이다.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국방 협력은 지금까지 지역과 세계 평화를 지키는 데 크게 기여했고, 앞으로도 양국 간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 기조를 유지 및 강화해 나간다면 경제, 교육, 사회·문화 분야의 기존 공조 체계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결론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양자 관계는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견국으로서 역내 평화를 달성하는 데 기여한다는 공통의 목표를 바탕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따라서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는 앞으로 아시아-태평양에서 상호 신뢰와 존중에 기반한 한국의 핵심 동반자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인도네시아가 탄탄한 방위 체계 구축을 중심으로 방위력 강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한국과의 국방 협력을 더욱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상호 조율과 협조 체제를 더욱 개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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