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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필리핀, 미국 부통령 방문 계기로 안보 공약 재확인 받아... 원자력 협력을 위한 협상도 시작하기로

필리핀 EMERiCs - - 2022/12/02

☐ 미국 부통령, 남중국해 분쟁 지역 직접 방문


◦ 미국 부통령 필리핀 공식 방문

-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에서 미·중 간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필리핀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안보 공약을 재확인받고 있다. 11월 20일 필리핀을 공식 방문한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 미국 부통령은 다음날인 21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Ferdinand Marcos Jr.) 필리핀 대통령을 예방하고 미국 정부가 필리핀에 대한 상호방위 조약상 의무를 이행할 것임을 확인했다.

-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11월 18~19일 태국 방콕(Bangkok)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Asia 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필리핀으로 건너가 동맹국과의 관계 다지기에 나섰다.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2022년 7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취임 이후 필리핀을 방문한 미국 정부 최고위급 인사다.


◦ 미국 부통령,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 재확인

-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미국과 필리핀은 국제법과 규범의 준수를 위해 언제나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운을 뗀 뒤,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군대, 정부 선박 및 항공기가 무장 공격을 받게 되면 미국과 필리핀이 체결한 조약상 상호방위 의무가 발동된다”고 선언했다. 또한,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필리핀과 중국 사이의 남중국해 분쟁 지역인 팔라완(Palawan) 섬을 방문하고 푸에르토 프린세사(Puerto Princesa) 만에 정박해 있는 필리핀 해안경비정에 탑승하여 “미국과 국제사회가 남중국해의 미래에 깊은 이해관계를 함께 나누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하였다. 

- 미국과 필리핀은 1951년 상호방위조약(U.S.-Philippines Mutual Defense Treaty)을 체결한 오랜 동맹 관계이지만, 2016년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필리핀 전 대통령이 인권 문제와 관련하여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당시 미국 행정부와 갈등을 빚고 친(親) 중국 외교정책을 펴면서 미국과 필리핀의 관계가 소원해진 바 있다. 한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자신이 취임한 이후 거듭 밝혀온 바와 같이 “미국이 없는 필리핀을 상상한 적이 없다”고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발언에 화답했다.


☐ 미국과 민수용 원자력 협정을 위한 협상 개시에 합의


◦ 미국, 필리핀과의 원자력 에너지 협력을 위한 법적 토대 마련하기로

-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미국과 필리핀이 민수용 원자력 에너지 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駐)필리핀 미국 대사관은 “탄소 배출이 없는 에너지 개발과 핵 비확산(nonproliferation) 목표 달성을 위한 협력을 확대하고자 미국과 필리핀이 민수용 원자력 협정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 미국과 필리핀 간 원자력 협정이 체결되면 미국 원자력 기업들이 필리핀에 원자력 기자재와 핵물질을 수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주필리핀 미국 대사관 측은 ‘미국 원자력법 섹션 123(Section 123 Agreement)’을 언급했는데, 이는 1954년 미국 정부가 핵무기 확산을 방지하면서도 민수용 핵에너지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마련한 법률이다. 미국 국가안보법(US National Security Act)에 따라 미국이 타국과 민수용 핵에너지 협력에 나서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와 핵에너지 개발에 관한 협정을 우선 체결해야 한다. 

- 한편, 2022년 11월 초 라파엘 로틸라(Raphael P.M. Lotilla) 필리핀 에너지부 장관은 필리핀 전력공사(Napocor, National Power Corp.)에 격오지 전력 공급을 위해 모듈형 원자로(modular nuclear reactors) 건설을 고려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필리핀 원자력연구소(Philippine Nuclear Research Institute) 수석 연구원인 우니코 바우티스타(Unico A. Bautista)는 “필리핀이 원자력 발전소를 짓기 위해서는 핵폐기물 처리 등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고 발언했다.


☐ 필리핀, 안보 문제에서 미국과 더욱 긴밀하게 협력


◦ 필리핀, 대만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자국 영내에 미군 주둔 허용

- 필리핀 정부는 미국과의 국방협정 이행을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미국과 국방협력강화협정(EDCA, Enhanced Defense Cooperation Agreement)을 체결하면서 미군 병력의 순환 배치를 통하여 미군의 주둔 기간을 연장하고, 필리핀군 군사기지를 미군에 개방하기로 한 바 있다. 

- 게다가, 필리핀 정부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지역과 필리핀 국토에서 대만과 가까운 지역에 군사기지를 추가로 마련하여 미군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미국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추가적인 군사기지 입지로는 카가얀(Cagayan), 팔라완(Palawan), 잠발레스(Zambales)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 미국 정부는 EDCA에 따라 필리핀 국방부에 6,650만 달러(한화 약 875억 5,400만 원)를 지원하여, 2023년 초까지 활주로 보수 공사와 훈련·인도주의 지원·재난 구호 등 목적에 사용될 물자 보급창고 건설 등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한편, 호세 파우스티노 주니어(Jose Faustino Jr.) 필리핀 국방부 차관 대리는 미군이 필리핀군 기지에 주둔하더라도 군기지 소유·운영 권한은 여전히 필리핀에 있다고 해명했다. 필리핀 헌법에 따르면 외국 군대가 필리핀 영내에 군사기지를 조성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 필리핀, 대만 유사시를 가정한 미군의 군사작전 지원 강화 

-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해상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은 2023년에도 미군의 군사훈련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필리핀군과 미군의 연례 합동 훈련인 2023년도 발리카탄(Balikatan) 훈련에는 필리핀군과 미군 1만 6,000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발리카탄 훈련은 서태평양에서의 전쟁 발발을 가정하고 필리핀과 미군의 준비태세를 제고하기 위하여 고안된 훈련이다.

- 필리핀 대학교(University of the Philippines) 아시아센터(Asian Center)에서 전임 강사로 일하는 리처드 헤이다리언(Richard Heydarian) 박사는 대만에서 불과 259㎞ 떨어진 마불리스(Mavulis) 해군기지와 푸가 섬(Fuga Island)에 미군이 주둔하면 중국의 대만 공격을 억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관할권을 인정하는 ‘하나의 중국(One China)’원칙을 수용하면서도, 중국의 대만 침공을 저지하기 위한 미군의 활동을 공공연하게 지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게 리처드 헤이다리언 박사의 설명이다.

- 그러나, 리처드 헤이다리언 박사는 민주주의 진흥(democracy promotion)을 외교정책 의제의 중심으로 놓고 있는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이 필리핀의 국내 인권 실태를 문제 삼지 않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얼마나 오랫동안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2023년 1월 초에 중국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라, 그의 진정한 외교 정책적 의도가 시험대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Nikkei Asia, Marcos' unexpected whirlwind U.S. courtship will soon be tested, 2022.11.29.

Reuters, U.S. stands with Philippines against coercion in South China Sea – Harris, 2022.11.23.

Business World, US, PHL to negotiate civil nuclear deal, 2022.11.22.

Nikkei Asia, Harris meets Marcos as U.S. reaffirms Philippines security pledge, 2022.11.21.

Nikkei Asia, Philippines to accelerate U.S. defense deal on base access, 2022.11.15.




[관련 정보]

1. 필리핀, 미군 주둔을 위한 국방협력강화협정 이행 가속화 결정 (2022.11.17)

2. 필리핀, 미국과의 방위협력 강화 도모 (2022.11.10)

3. 필리핀, 미국·일본과 해안경비대 공동 훈련 진행 (202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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