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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말레이시아 총선, 통일말레이국민조직(UNMO)의 참패로 끝나... 무슬림 정당 약진

말레이시아 EMERiCs - - 2022/11/25

☐ 집권 여당의 완벽한 패배로 마무리


◦ 여당 UMNO, 3위에 그치며 몰락

- 2022년 11월 19일 거행된 제15대 말레이시아 하원의원과 주의회 의원을 뽑는 총선거에서 여당인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 United Malays National Organisation)이 이끄는 국민전선(BN, Barisan Nasional) 연합이 30석을 확보하는 데 그쳐 3위로 밀려나는 참패 수모를 당했다. 11월 21일 말레이시아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개표 결과 전체 의석 222석 가운데 220석의 당선자가 가려졌는데, 안와르 이브라힘(Anwar Ibrahim) 인민정의당(PKR, Parti Keadilan Rakyat) 총재가 이끄는 희망연대(PH, Pakatan Harapan)가 원내 정당연합 중 가장 많은 82석을 획득했다. 2곳의 선거구에서는 악천후와 후보자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투표가 중단됐다.

- 무히딘 야신(Muhyiddin Yassin) 말레이시아 원주민연합당(BERSATU, Parti Pribumi Bersatu Malaysia) 총재가 이끄는 국민연맹(PN, Perikantan Nasional)은 제14대 총선 때보다 의석수를 41석이나 늘리며 원내 73석을 확보해 2위로 뛰어올랐다. 한편, 어느 정당도 원내 과반 의석인 112석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서 사라왁(Sarawak)주에 기반을 둔 지역 정당연합인 사라왁 정당동맹(GPS, Sarawak Parties Alliance)이 23석을 얻어 향후 연립정부 구성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 또한, 연립정부 구성 협상 시 PN과 연대하겠다고 선언했던 사바 정당동맹(GRS, Gabungan Rakyat Sabah)은 6석을 얻었고, 정당연합 없이 총선에 뛰어든 국가유산당(Warisan)은 3석을 건졌다. 각 주요 정당연합별 득표율은 PH 37.46%, PN 30.35%, BN 22.36% 순으로 나타났다.


◦ 명확한 승자 없어 연립정부 구성 불가피

- 선관위의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무히딘 야신 BERSATU 총재와 안와르 이브라힘 PKR 총재가 모두 자신의 정당연합이 타 정당연합과 연립하여 차기 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PH는 2018년 치러진 제14대 총선에서 마하티르 모하마드(Mahathir Mohamad) 말레이시아 전 총리를 앞세워 헌정 사상 첫 정권교체를 이뤄냈으나, 이후 당내 갈등이 벌어져 소속당 의원들이 당적을 이탈하면서 의회 내 권력을 BN에 넘겨준 바 있다.

- 2020년 8월 조국전사당(Pejuang)을 창당하고 조국운동(GTA, Gerakan Tanah Air)이라는 정당연합을 이끌고 총선에 출마한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전 총리는 1969년부터 지켜왔던 랑카위(Langkawi) 선거구에서의 의석을 지켜내지 못하면서 50년 넘게 이어온 정치 경력을 사실상 마감하게 됐다. GTA는 0.71%라는 매우 낮은 득표율을 기록하고 원내에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보내지 못했다. 한편, 사라왁(Sarawak)주 의회 의석을 석권한 아방 조하리 오펭(Abang Johari Openg) GPS 대표는 “연립정부 구성 협상 때 어느 편에 설 것인지는 추후에 정하겠다”고 발언했다.


☐ 이슬람 정당의 약진 두드러지게 나타나


◦ 청년 유권자 공략한 야권의 선거 전략이 먹혀들어

- 말레이시아 정치 전문가들은 헌법 개정 이후 중요성이 두드러진 젊은 유권자를 겨냥한 게 PH의 선거 전략으로서 주효했다고 평가한다. 말레이시아는 2019년에 헌법을 개정하고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나이를 21세에서 18세로 낮췄는데 덕분에 이번 제15대 총선에서 120만 명이나 되는 18~20세 사이 청년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말레이시아 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유권자 2,100만 중에서 580만 명이 이번 총선에서 생애 첫 투표권을 얻었다.

- PH는 BN의 전통적 텃밭인 조호르(Johor)주에 걸린 연방하원 의석 26석 가운데 14석을 거머쥐며 선거 승리를 이뤄내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제14대 총선에서 PH는 조호르 주에서 11석을 획득한 바 있다. PKR와 함께 PH에 참여하고 있는 리우 친 통(Liew Chin Tong) 민주주의 행동당(DAP, Democratic Action Party) 총재는 “부동층이 많아 접전인 지역과 젊은 유권자를 공략하자는 게 PH의 선거 전략이었다”고 발언했다. 싱가포르 싱크탱크인 유수프 이샥 연구소(ISEAS – Yusof Ishak Institute) 말레이시아학 교수인 프랜시스 허친슨(Francis Hutchinson) 박사는 “BN이 선거를 앞두고 공천 과정에서 잡음을 일으켰고, 2018년에 총선 패배를 경험하고도 당 쇄신에 나서지 않은 탓에 유권자로부터 외면받았다”고 꼬집었다.


◦ 이슬람 정당, 소셜미디어 적극적으로 활용한 온라인 선거전에서 성공

- 일부 말레이시아 정치 전문가들은 무슬림 정당들이 포함된 PN의 예상 밖 선전에 주목하면서 이를 정치 지형을 바꾸는 ‘구조적 변화(structural shift)’로 보고 있다. 이슬람 정당인 전(全)말레이시아 이슬람당(PAS, Parti Islam SeMalaysia)이 ‘녹색 쓰나미(green tsunami)’를 일으키며 BN과의 접전 지역에서 승리를 거두며 PN의 승리를 견인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 PAS는 보수 성향이 강한 공무원, 전문직종 및 생애 첫 투표에 참여하는 말레이 유권자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PN은 고급 공무원들이 많이 거주하는 행정수도인 푸트라자야(Putrajaya)에서 BN을 물리치고 승리를 거뒀다.

- 프랜시스 허친슨 박사는 “PN이 BN과 마찬가지로 종교와 종족이라는 정체성 정치(identity politics)에 집중하면서도 부패 정도가 덜하다는 이미지로 BN 유권자 이탈표를 대거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진단했다. 프랜시스 허친슨 박사는 “이번 선거전에서 틱톡(Tiktok)과 같은 소셜미디어(SNS)가 파급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는데, 기성정당과는 달리 SNS 사용에 능숙한 PN이 젊은 유권자 포섭에 있어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평가한다. PH 후보로 나서 테브라우(Tebrau) 선거구에서 당선된 지미 푸아(Jimmy Puah)도 상대 진영인 PN가 말레이 도시 유권자를 상대로 매우 능숙한 온라인 유세를 펼쳤다고 인정했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Straits Times, Malaysia election: Umno swept aside by ‘green tsunami’, 2022.11.20.

The Straits Times, Malaysia election: Potential kingmaker GPS wins big in Sarawak, awaiting call to form govt, 2022.11.20.

The Straits Times, Targeting younger voters helps Pakatan Harapan clinch Johor in Malaysia election, 2022.11.20.

Nikkei Asia, Muhyiddin, Anwar both claim victory in tight Malaysia election, 2022.11.19.



[관련 정보]

말레이시아 조기 총선, 여당인 통일말레이국민조직 참패 (20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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