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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인도네시아 철강 산업 동향과 한국 기업의 투자 기회

인도네시아 Dimas Yunianto Putro Chonnam National University (South Korea) PhD Candidate 2022/10/31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인도네시아의 철강 산업 현황
철강 산업은 후방 산업(upstream industry)으로 분류되는 기초금속 분야 중에서도 인도네시아 경제에서 지니는 전략적 중요성이 매우 크다. 여타 분야의 발전에 필수적인 원자재의 공급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이른바 ‘모든 산업의 어머니’로도 불리는 철강 산업은 ▲건물, 도로, 교량, 전기, 통신 네트워크 등 제반 인프라 공급 ▲공장 설비, 보조용 자재, 예비 부품 등 자본재 생산 ▲선박, 열차 및 철로, 자동차 등 운송 수단 제조 ▲무기 등 군사 장비 공급을 비롯한 다양한 역할을 담당한다.

인도네시아 제철 산업 협회(IISIA, Indonesian Iron and Steel Industry Association)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2021년도 상반기 외견적 철강 소비량(ASC, apparent steel consumption)은 전년 동기의 490만 톤보다 36% 증가한 670만 톤을 기록했고, 건설업이 해당 증가분 중 78% 기여하면서 철강 소비 증대를 견인했다. 이러한 추세에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의 철강 수입량은 12.5% 증가한 360만 톤, 철강 수출량은 25% 감소한 230만 톤을 나타냈다. IISIA는 2022년도에도 자국 철강 소비량이 2021년 1,520만 톤에서 7~8% 증가한 1,630만 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림 1> 인도네시아 철강 제품 생산·수입량 추이 단위: 100만 톤
* 자료: IISIA


<그림 1>에서 보듯 현재 인도네시아의 철강 소비량은 자체 생산량을 뛰어넘는 수준이기에, 여기서 발생하는 부족분의 대부분은 중국산 수입 철강이 메꾸고 있다(전체 소비량 중 중국산이 약 55% 담당). 그 반면 시장 경쟁에서 밀려난 인도네시아 철강 기업들의 생산설비 가동률은 50% 내외에 그치면서 충분한 수준의 생산 활동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수입 철강의 공세 이외에도 인도네시아의 철강 산업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는 ▲중고 철강 자재의 유해성(B3) 폐기물 분류에 따른 수입의 어려움 ▲자국 생산 철광석의 수출로 인한 원자재 부족 ▲높은 에너지 비용 부담 ▲달러 대비 인도네시아 루피아 가치 약세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도네시아는 환경·산림부(Ministry of Environment and Forestry) 장관령을 통해 수입 중고 철강을 B3 폐기물 분류에서 제외하고, 에너지·광물자원부(Ministry of Energy and Mineral Resources) 장관령으로 철강업계에 에너지 가격 특혜를 주는 등의 해결책 시행에 나섰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철강 산업 지원 정책이 바람직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여러 목표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재정적·비재정적 분야 모두에서 이루어지는 정부의 지원이 세수 감소, 혹은 수입 상품과의 공평한 경쟁 저해와 같은 결과를 불러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에 더해 철강이라는 단일 분야를 대상으로 한 특혜 부여에 그치지 않고, 해당 산업이 가진 경제적 승수 효과를 바탕으로 국가 경제의 다른 여러 방면도 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상술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내놓은 전략의 사례로는 자국 경제의 4차 산업혁명 완수를 목표로 하는 산업 4.0(Industry 4.0) 구상 추진을 가속화하는 차원에서의 ‘메이킹 인도네시아 4.0(Making Indonesia 4.0)’ 로드맵을 들 수 있고, 현재 여기에 포함된 내용이 철강 산업을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서 시행에 들어가 있다. 만약 이 로드맵이 계획된 대로 성공적으로 완수된다면 철강 부문이 후방 산업에서 전방 산업으로 이어지는 혁신과 산업 역량 향상을 주도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네시아 철강 산업의 발전
최근에 이르러 인도네시아 철강 산업이 만들어내는 상품은 수입품을 대체함과 동시에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해볼 만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만한 사실은 남칼리만탄(South Kalimantan)주에 총 5억 톤 규모의 고품질 철광석 자원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으로, 해당 자원을 적절히 가공하면 제철 공장에서 사용하기에 충분한 원자재를 공급할 수 있다. 또한, 철광석 채굴에서 시작해 광석 처리와 정제, 펠릿 가공까지의 전반적 과정을 인도네시아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면 여기서 얻는 비용 절감 효과가 철강 생산 원가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점에 주목한 인도네시아는 현재 남칼리만탄주에 철강 산업을 육성해 현지에서 자체 공급되는 원자재를 바탕으로 국가적 전략 분야인 철강 산업의 자립을 도모한다는 계획을 펴고 있다.

또한 오늘날 인도네시아 정부는 수시로 변화하는 산업 역량이나 소비자 필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상품 기준을 마련하는 등 여러 전략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현재 금속 상품을 대상으로는 총 28개의 인도네시아 국가표준(SNI, Indonesian National Standards) 적용이 의무화되어 있다. 또한 국산품 활용 증대(P3DN, Peningkatan Penggunaan Produksi Dalam Negeri) 프로그램의 부문 간 최적화, 후방산업에서 전방산업에 이르는 모든 부문의 공급망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무역 조정 조치, 다양한 수출 지원책 시행도 정부에서 추진하는 노력의 사례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정부 차원의 전략적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인도네시아 철강 산업의 대표적 기업으로는 연간 315만 톤의 철강 생산 역량을 보유한 크라카타우스틸(KS, PT Krakatau Steel)을 들어볼 수 있다. KS는 고품질 열연강판, 냉연강판, 선재 등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자회사를 통해서는 나선형 파이프, 전기저항용접(ERW, electric resistance welded) 파이프, 철근, 특화형 철강을 비롯해 특수 산업 분야에서 쓰이는 여러 가지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처럼 지정된 목적에 맞게 특화된 철강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은 국방 인프라 구축 등 다수의 분야에서 매우 유용하다는 점에서 KS는 인도네시아의 전략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KS는 향후 5년간 한국 철강기업 포스코(POSCO)와 협력해 현지 철강 생산력을 현재 연간 300만 톤에서 1,000만 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현재 인도네시아 국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임과 동시에 수출을 통해서도 상당한 추가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 산업부(Ministry of Industry)가 주목하는 또 다른 기업에는 연간 50만 톤의 생산 역량을 지닌 경형 섹션밀링(section milling) 설비 도입에 1조 루피아(한화 약 930억 원)를 투자하고 용광로 건설이라는 후방 산업 부문에도 뛰어든 구눙라자팍시(GRP, PT Gunung Raja Paksi)가 있다. GRP는 지금까지 환경성적표지(EPD, Environmental Product Declaration) 인증을 비롯해 다양한 국제 표준 인증을 획득한 상태이다.

인도네시아 철강 시장의 잠재력
인도네시아는 점차 늘어나는 자국의 철강 수요 충족을 위해 여전히 수입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그림 2>에서 볼 수 있듯이 2020 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철강 생산량은 1,300만 톤, 수요량은 1,500만 톤으로, 여기서 발생한 200만 톤의 부족분은 모두 수입으로 충당되었다. 게다가 철강 수요 증대 추이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의 철강 산업 가동률은 약 50% 내외에 그쳐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 보장을 위해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최소 기준인 80%에 비해 현저히 모자라다. 또한, 충분히 발전된 후방 산업이 아직 미발달 상태인 전방 산업의 발전을 유도한다는 통상적 개념과는 달리, 인도네시아에서는 후방 산업 부문인 비제련 철 산업이 여전히 충분한 발전을 이루지 못해 전방 산업 부문으로의 확장을 적절히 유도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 같은 실상을 보여주는 사례로는 인도네시아에 사철(ironsand) 자원이 얼마나 존재하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이 아직도 수행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림 2> 인도네시아 철강 소비·수출량 대비 생산·수입량 추이 단위: 100만 톤
* 자료: IISIA


한편 인도네시아의 수도를 자카르타(Jakarta)에서 동칼리만탄(East Kalimantan)주로 이전한다는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이하 ‘조코위’) 대통령의 계획도 장기적 관점에서 철강 수요 증가를 촉진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되기도 하는데, 이는 칼리만탄섬의 육상, 해상, 항공 수송 인프라를 갖추는 작업이 신규 수도 건립의 선결 요건이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1년에 수도 건설 작업에 착수한 후 2024년부터 정부 부처 이전을 개시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며, 이에 따라 2024년의 철강 수요량은 2018년 대비 50% 이상 늘어난 2,27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수도 이전 계획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이전에도 인도네시아의 비제련 철과 강철 상품 수요는 이미 상당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었는데, 일례로 2018년 기준 철시멘트 소비량은 340만 톤으로 2014년에 비해 64.3% 증가했고, 열·냉연강판 소비량도 같은 기간 5% 늘어난 838만 톤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국가 경제가 점차 성장하고 인프라 사업이 속속들이 진행됨에 따라 앞으로 인도네시아의 철강 생산량도 함께 증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산업부는 2024년까지 1,700만 톤 수준을 달성하는 것을 중기 목표로 설정했다.

현재 철강 생산 역량을 기준으로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돋보이는 기업으로는 KS(연간 250만 톤), 크라카타우-포스코(KP, PT Krakatau-POSCO, 연간 300만 톤), GRP(연간 170만 톤), 덱신스틸인도네시아(PT Dexin Steel Indonesia, 연간 150만 톤) 등이 있고, 이외에도 몇 개의 기업이 연간 도합 400만 톤의 강철 빌렛(billet)을 생산하고 있다. 다만 인도네시아 산업부가 내놓은 통계에 의하면 철강 부문을 포함한 인도네시아의 기초 금속 산업 가동률 평균은 현재 66.25%로, 비금속 상품이나 장비 산업이 보이는 평균 73.99%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인도네시아 철강 산업에 대한 한국의 투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 철강 부문의 발전과 수요 진작을 위해 해외 기업의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한국은 인도네시아의 주요 투자 파트너로, 양국이 2020년 12월에 정식 서명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에는 한국산 철강이나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 조치도 포함된다.

한국 기업은 인도네시아 철강 및 자동차 부문의 주요 투자자이다. 먼저 포스코는 2027년까지 KS와의 합작 벤처인 KP의 철강 생산 역량을 연간 1,000만 톤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 아래 40억 달러(한화 약 5조 7,000억 원)를 추가로 투자할 방침이다. 또한 KP는 2023년부터 연간 750톤의 열연강판을 생산해 시장에 판매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냉연강판 상품 생산에 관한 협상 절차에도 돌입해 있다. 이에 더해 현대자동차그룹도 2030년까지 인도네시아에 연간 25만 대의 차량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데 15억 5,000만 달러(한화 약 2조 2,000억 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이다. 상술한 한국 기업의 투자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고부가가치 제품은 전기차 생산 허브로의 도약을 꿈꾸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전략 추진에도 큰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철강, 석유화학, 전기차 배터리, 전선, 통신, 의류, 재생에너지 등 자국 경제의 다양한 분야를 대상으로 한 한국의 투자가 현재 급속한 성장세를 보임과 동시에 앞으로의 전망도 낙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지난 2022년 7월 방한 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을 진행한 조코위 대통령은 광물 채굴에서 배터리 제조업까지, 그리고 자동차용 강철 제조에서 완성 전기차 산업까지 이어지는 자국 전기차 생태계 발전 가속화 구상을 비롯한 제반 분야에서 한국이 투자 협력을 강화해줄 것을 적극 주문했다. 이러한 맥락 아래 인도네시아는 한국과의 양자 교역 확대를 환영하면서, 앞으로도 시장 개방, 무역 장벽 해소, 양국 간 고품질 제품 교역 활성화 등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결론
제철 산업은 인도네시아 경제의 일익을 담당하는 핵심 부문으로, 조선, 석유·가스, 중장비, 자동차, 전자기기 등 여러 상품을 만들어내는 산업에 원자재를 공급할 뿐만 아니라, 인프라 개발 사업에 대한 지원 역할도 수행한다. 해당 분야에서 한국-인도네시아 협력의 대표 주자인 KS와 포스코는 2023년에 35억 달러(한화 약 5조 원)의 금액을 추가로 투자해 전기차 산업 활성화나 신수도 누산타라(Nusantara) 건설 사업에 필요한 철강 생산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와 같은 사례는 한국 기업의 유망한 투자처인 인도네시아 철강 부문이 앞으로 글로벌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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