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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스리랑카, 휘발유 재고 고갈로 국가 기능 마비 우려

스리랑카 EMERiCs - - 2022/06/24

☐ 휘발유 공급 비상


◦ 휘발유 재고, 하루분도 남지 않아

-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가 바닥나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스리랑카가 이번에는 휘발유 재고가 고갈되어 국가 기능이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 6월 20일 칸차나 위제세케라(Kanchana Wijesekera) 스리랑카 전력에너지부 장관은 국내에 휘발유 1만 2,300톤과 경유 4만 톤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 스리랑카 전력에너지부는 2022년 2월 기준 국내 하루 경유 소비량이 약 4만 톤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어, 이를 토대로 볼 때 스리랑카에서 휘발유 재고량이 단 하루분도 온전하게 남지 않은 셈이다.

- 스리랑카 전국 주유소에서는 수 ㎞씩 긴 줄을 서가며 휘발유 공급을 10시간 이상이나 기다리는 운전자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닐란타 프레마라트네(Nilantha Premaratne) 스리랑카군 공보실장은 휘발유 공급 불안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군인들이 허공으로 실탄 사격을 가했다고 발표했다.


◦ 학교·공공기관도 문 닫아

- 6월 17일 스리랑카 정부는 공공기관들의 휘발유 사용량을 줄여 휘발유 부족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경찰·소방·보건 등 필수 공공서비스를 제외한 100만 명에 달하는 공무원들에 2주간 재택근무를 명령하는 긴급 처방을 내렸다.

- 스리랑카 교육부도 전국 각급 학교를 2주 동안 폐쇄하고, 전기가 공급되는 지역에 한하여 교사들에게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라는 지침을 하달했다. 스리랑카 내무부는 휘발유 부족으로 공무원들의 출근길 자차 운행이나 대중교통 수단 이용도 어려우므로 공무원들의 이동량을 최소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한편, 6월 13일 스리랑카 정부는 식량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하여 공무원들에게 주 4일만 근무하고, 출근하지 않는 금요일에는 텃밭을 가꿔 직접 식량을 마련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 휘발유 공급 쿼터제 실시

- 칸차나 위제세케라 스리랑카 전력에너지부 장관은 “스리랑카 중앙은행이 휘발유 구매를 위해서 9,000만 달러(한화 약 1조 1,606억 원)를 풀었으며 휘발유와 경유를 실은 유조선이 6월 23일과 24일에 스리랑카에 도착한다”고 해명했다.

- 또한, 스리랑카 전력에너지부는 7월 첫째 주부터 전국 주유소들이 등록된 소비자에게 매주 할당된 분량만큼만 휘발유를 판매하는 공급 쿼터 제도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 4월 중순부터 스리랑카 정부는 주유소들에 이륜차에는 4리터 이상, 3륜차에는 5리터 이상, 승용차와 SUV 차량에는 19.5리터 이상 주유하지 말라고 명령한 바 있다. 그러나, 운전자들이 연료통에 정해진 양만큼 연료를 채운 후에 다시 줄을 서서 연료를 재구입하려 하는 바람에 모든 주유소에 차량 수백 대와 이륜차 수 천대가 넘는 긴 대기 줄이 형성되었다.

- 한편, 스리랑카 정부는 2022년 5월 말 아랍에미리트 두바이(Dubai) 소재 에너지 중개기업인 코럴 에너지(Coral Energy)를 통하여 시베리아산 경질 원유(Siberian light crude) 9만 톤을 들여왔으나, 스리랑카 국내 유일 정유소인 사푸가스칸다(Sapugaskanda) 정유소의 휘발유 생산량은 하루 수요분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여 국내 휘발유 수요량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 IMF와의 협상은 난항 예상


◦ IMF와 구제금융 협상 본격 돌입

- 6월 20일 국제통화기금(IMF) 대표단이 스리랑카 정부와의 구제금융 프로그램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콜롬보(Colombo)에 도착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2022년 4월 120억 달러(한화 약 15조 4,747억 원) 규모의 대외 채무 이행 중단을 선언했고, IMF에 30억 달러(한화 약 3조 8,647억 원) 브릿지 파이낸싱(bridge financing)*을 신청했다.

*  브릿지 파이낸싱: 단기간(주로 12개월 이내)내에 유입되는 현금흐름은 있지만, 지금 당장 일시적인 자금난 및 유동성이 부족한 경우에 공급받는 대출을 의미함.

- 9명으로 구성된 IMF 대표단은 라닐 위크라마싱하(Ranil Wickremesinghe) 스리랑카 총리와 구제금융 제공 방안을 놓고 협상에 돌입했다. 라닐 위크라마싱하 스리랑카 총리는 재무부 장관직을 겸직하며 스리랑카 정부 대표단의 수장으로서 IMF와의 협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 한편, 고타바야 라자팍사(Gotabaya Rajapaksa) 스리랑카 대통령에 경제난 발생의 책임을 물어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는 IMF 대표단과의 회담이 열리는 스리랑카 재무부 청사 앞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으나 경찰이 시위대 해산에 나서면서 스리랑카 정부 대표단 일원들이 회담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 구제금융 지급까지는 시일 걸릴 전망

- 미국 투자 자문회사인 텔리머(Tellimer)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패트릭 쿠란(Patrick Curran)은 “구제금융과 관련하여 스리랑카 정부와 IMF 사이에서 실무급 합의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구제금융 프로그램 최종 승인은 스리랑카 정부가 중국을 포함한 채권단으로부터 적절한 부채 재조정 양보를 받아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는데, 이러한 부채 재조정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분석했다.

- 스리랑카 야당 사마기 자나 발라웨가야(Samagi Jana Balawegaya)당 소속 의원인 하르샤 데 실바(Harsha de Silva)는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최종 승인하는 일은 IMF의 가맹국들로 구성된 통화위원회(Monetary Board)의 권한인데, IMF 통화위원회 위원들이 스리랑카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소식을 본인이 직접 일본 대사를 통해 접했다며 “스리랑카 정부가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빨라야 2022년 말에나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 IMF에서는 가맹국들의 출자 비중에서 따라 투표권이 차등적으로 주어지고, 사안을 의결할 때 배당량(quota) 85% 이상의 찬성을 요하므로, 특별인출권(SDR, Special Drawing Rights) 배당량의 17.86%를 가진 미국 정부가 반대하면 사안 의결이 불가능하다.

- 스리랑카 현지 싱크탱크인 아드보카타 연구소(Advocata Institute)의 다나나스 페르난도(Dhananath Fernando)는 “IMF의 구제금융이 실제 지급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스리랑카에서 휘발유 부족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이 증폭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euters, IMF holds talks in Sri Lanka as cabinet moves to cut president's powers, 2022.06.20.

The Economic Times, Sri Lankan government announces shut-down of government offices and schools from next week amid fuel crisis, 2022.06.19.

Aljazeera, Crisis-hit Sri Lanka allows gov’t workers 4-day week to grow food, 2022.06.14.

The Daily Star, Cash-strapped Sri Lanka announces weekly fuel quotas, 2022.06.13.

Daily Mirror, SL has to wait till year end to obtain loan from IMF: Harsha, 2022.06.13.



[관련 정보]

1. 스리랑카, 식량난 해소 위하여 공공 부문 노동자에 주4일 근무제 적용 (2022.06.16)

2. 스리랑카 야당 의원, 2022년 말까지 IMF 구제금융 수령 어려울 것으로 예상 (2022.06.15)

3. 스리랑카, 7월 초부터 휘발유 공급 쿼터제 실시 (2022.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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